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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에이, 비, 시, 디부터 시작하리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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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Tia
댓글 0건 조회 61회 작성일 23-09-01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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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던 한번 만나는 봐야겠다고 생각은 하면서도 영심에게 있어서는 밤의 생각과 낮의 생각이 판이하게 달랐다. 라고 부르며 욕을 하면서도 마음으 로는 모두가 다 녹초가 됐어. 하고 부르며 유 민호는 앞으로 마주 걸어오는 사내 아이 하나가 있었다. 그러나 박참봉은 벌써 뜰안에 내려서서 갓신을 발부리에 꿰고 있었다. 오늘 아침 전화로 예약해 놓고 제일 조용하고도 깊숙한 방으로 유 민호는 들어가서 정주가 나타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자동차 안에서 임 교수에게 주례까지 부탁해 놓고… ‘다이하드 자동차 배터리’ ‘로드핸들러 타이어’ ‘위니더푸 어린이 옷’ 등 다양한 제품을 내놓으며 인기를 끌었다. 『영림이가 거짓말까지 해 가면서 나를 아내 옆에서 끌어낸 것 같은 행동, 내가 한 사람의 남편이라는 것을 잊어버리고 영림과 뽀뽀를 한 것 같은 행 동… 『나도 한 잔 줘 보소고레. 『나도 처음에는 온순한 양 쯤으로 생각하고 있었답니다. 허무하게 살아진 채 정주를 생각하고 배꼽을 내높고 멱감던 계집애를 유민호는 생각하고 있는 말이었다. 정능 계곡에서의 경험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건만 고영림은 육체보다도 영혼의 젊음을 가 지고 석운에게 육박해 오고 있는 것이다. 하얀 카드 위엔 올망졸망한 영림의 예쁜 글씨들이 이렇게만 써놓고 가 버 렸다. 송준오의 조급성을 영림은 생각하며 선생님은 자기를 사랑하지 않고 있는 지 모를 일이라고 애욕의 경험이 없는 영림의 지식이 관념적인 서글픔을 빨 리빨리 가져오고 있었다. 조개잡이 배 사이를 빠져 그들이 탄 배가 사장에서 꽤멀었을 땐 영림의 손 에 노가 있었다. 지혜의 과실이라 하여 아담과 이브가 깨물어 먹은 한 알의 사과에다 오늘의 인간의 온갖 죄원(罪源)을 돌려 보내고 있지만, 배가 고파서 씹어 먹은 사과에 무슨 죄가 있읍니까? 칠보 족두리를 바르게 탄 흰 가리마 위에, 냉큼하니 가볍게 올려놓고 멀찌감치 눈을 떼어 바라보니, 그리 밝지 않은 불빛에서도, 금, 은, 유리, 마노, 파려, 진주 등이 영롱하게 반짝거려, 마치 하늘의 한 부분을 떠다 얹어 놓은 것 같다. 하고 부용이는 그리 크지 않은 흰 이를 아래쪽만 내보이면서 웃어 본다. 오 대째 내려온다는 열두폭 낡은 수병풍을 뒤로 둘러친 아랫목 보료 위에 앉아 송심당노인은 흰 보 덮은 빈 자개소반을 앞에 다 내어놓고 기다리듯 하고 있었다. 그것은 속결 속단주의였다. 처음 동래 온천에서 생각하던 것과는 다소 예상이 어그러져 의외로 깔끔한 석란이었기 때문에 속결주를 실행에 옮기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었지만 지금 대각선으로 마주 앉아 있는 마담 로우즈쯤은 단 이십 사시간의 여유조차 필요치 않았다. 자기는 이미 여기 와서 배우는 단 일곱 사람의 선각자의 한 사람이니, 일 천만 분의 칠이라는 - 다시 말하면 일백 오십만 명에 한 명이라 하는 귀한 존재이다. 한 사람의 여성과 두 사람의 남성 ── 거기에는 이미 정글 속의 맹수들의 세계 이외에는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았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캄캄한 밤에는 그처럼 순수하게 불태우던 연모의 정도 일단 아침을 맞이하여 눈부신 태양을 바라보게 되면 한낱 전설이나 신화인양 희미해진다. 인국을 그처럼 귀여워 한다는 인국의 엄마는 말할 필요도 없기 때문이다. 『당신이 인국을 그 처럼 사랑하오? 그런데 어이 된 일인지 세존님이 노염이나 갔는지, 형걸이를 낳은 뒤에 다시 태기가 없어서 연년이 세존제를 지내고 칠성단 묻어 놓고 밤마다 물을 떠놓고 빌어 모시지마는 그 뒤엔 까막하니 소식이 끊어졌다.


어젯밤까지도 무관심하던 석란이가 이처럼 갑자기 관심을 가지게 된 동기를 유 민호는 재빨리 깨달아 보는 것이다. 그러던 판에 대성학교 물도 먹었고, 지난봄에 일신학교도 졸업했고, 그래서 신학문이나 개화사상엔 발이 활짝 넓은데다가, 또 하나 엎쳐서 예수를 믿는 덕에 양인들과도 교제상이 넓어 이즈음은 양서를 이책 저책 뒤적여 보는 판이니 학도들이 홀딱 반해 버릴 건 정해 논 이치였다. 그러나 그는 박물학에의 동경을 버릴 수 없어 캐나다에 돌아오자 다시 자연 관찰에 몰두하였다. 그는 정의를 사랑하고, 언제나 남의 의견을 존중하였으며, 고문학자로서도 이름을 널리 떨쳤다. 이렇게 해서 생기는 도형을, 이 방법을 고안한 독일의 클라드니(E.F.Chladni, 1756∼1827)의 이름을 따서 '클라드니의 도형(圖形)'이라 일컫는다. 의 그룹에는 서유럽의 근대 문예사조의 세례를 받은 젊은 세대의 문학자들이 참여하여, 새로운 문학운동을 통해서 당시 사회의 보수적 경향에 도전했다. 20세기가 시작하면서 재봉틀과 같이 새로운 기술의 발달과 함께 전 세계적 자본주의와 공장제도가 발달하면서 백화점 아울렛이 급증하였고 옷은 점점 더 표준치에서 대량생산되고 고정된 가격에서 팔리기 시작했다. 다른 말로 하자면, 이것은 일종의 보험금으로 돈이 더 많이 들면 들수록 더 예쁘고, 더 젊은 신부감을 얻을 수 있었다는 말이 된다. 이것은 '아멘'이나 '나무아미타불'과 같이 그 순간 그 순간만은 단념과 안심을 주는 효과를 가지고 있었다. 까딱거리는 새끼 손가락 다음 약지에는 비취 가락지가 끼어 있었고 장지에 는 캐러트 반의 다이야 반지가 빛나고 있었다. 양복 저고리의 주머니 하나가 너들너들 찢어져 나간 황 일봉씨가 돌부처처럼 문 안에 우뚝 서 있었고 쓰러진 식탁 옆에 유 민호가 길게 자빠져 있었다. 3cm 정도의 바늘땀으로 겉에 보이는 땀의 길이를 길게 하여 뜬다. 채 정주의 몸뚱어리에는 금부치가 붙었느냐고, 일단은 무시를 하여 본 유 민호였지만 취기가 깊어 감에 따라 상상의 정욕은 한층 더 강렬해 갔다. 엄동설한이라 날씨도 찼지만 석란의 대답은 한층 더 차갑다. 그것은 정주를 몰아치듯이 앞세우고 나가는 석란의 대답이었다. 회오리바람 처럼 나타나서 독수리처럼 정주를 채가지고 간 석란이었다. 『그럴는지도 모르지. 네 아버지 살아 계실 때는 그놈의 난봉이 밉기는 했으나 이즈음 처럼 마음이 허술하지는 않았으니까… 그 현실 속에 아버지 오 진국씨의 근엄한 얼굴이 있었다. 차는 삼청공원을 바라 비탈길을 오르고 있었다.


유 민호는 또 유 민호대로 석란을 다루고 있었다. 주먹을 쥐고 일어서려는 유 민호를 서울 내기가 부여잡았다. 어머니의 정부로서 석란은 유 민호를 미워하고 있었다. 그래서 깔끔한 석란은 당분간 제쳐놓고 박준모의 눈동자는 연방 마담의 시선만 붙들고 있었다. 마담의 반응을 정확하게 시험해 보고 싶은 것이다. 박 준모의 유혹에 대하여는 마담의 심리에도 비슷한 데가 있었다. 박 준모는 마침내 말 문이 막혀 버렸다. 그때 문이 열리고 보이 김돌이가 들어왔습니다. 그러는데 문이 열리면서 요리가 들어왔다. 그러는데 발딱 일어선 것이 배꼽 내 놓고 멱 감던 친구가. 『련광뎡(練光亭)바우 아래서 배꼽 내놓구 멱 감으면서 요만큼 컸는데, 이거 왜 그럽네까? 『그럼 왜. 땐스는 혼자 추지 못하고 둘이서 춥니까? 취중에도 유 민호의 애욕의 철학은 뚜렷한 바가 있는 것이라고, 얄밉기 짝이 없기는 하지만 코피를 자기 손으로 닦어 주지 못하고 나온 것이 경숙의 마음에는 알끈했다. 채 정주와의 관계가 탄로날 것이 무서워서 어쨌든 석란의 호의만은 사 두어야만 했다. 정주의 어깨 뒤로 석란의 얼굴이 해쭉 웃으면서 방으로 들어섰다. 석란의 어깨 위에서 유 민호의 얼굴이 빙글빙글 웃으며. 그러므로 신랑이 장가오는 날은, 색시 될 처녀가 집에 있으면 안 된다고, 이렇게 하룻밤을 사촌 오빠 집에서 지내고, 아침----그에게 있어서는 다시 두 번 올 수 없는, 이 거룩한 아침을 이불 속에서 맞이하면서, 적지 않이 흥분과 감격을 맛보아 가며 그의 눈앞에 문득 그려 보곤 하는 사나이도 또한 나팔을 끼고 사촌 오빠와 웃으며 지나가던 억세게 생긴 그 총각이 아닐 수 없었다. 그러나 창문이 훤하니 밝은 것을 모르고, 이불을 막 쓰든가, 베개에서 떨어져서 침을 흘리든가 하면서 늦잠을 자고 있는 것이 아니라, 두 눈을 멀뚝멀뚝 뜨고서 뎅그렁하니 번듯이 자리 위에 누운 채 일어나지를 않는 것이었다. 『인국 엄마를 찾는 것이 노형이요? 살이 토실토실한 놈이 엄마를 제법 부르면서 기어오른다. 그 놈이 제아무리 훌륭한 도덕가래도 소용 없어! 정주 언니를 줄려고 약혼 반지를 도루 찾아 왔다지만, 소용 없이 된 반지를 정주 언니에게 물려 준 게 아냐요? 식구들의 생계와 남편의 사업자금을 도맡게 된 혜숙의 하루 하루는 고달프다. 그러한 황교장이며 그렇게 해서 정식으로 황교장의 아내가 된 인국 엄마였다. 그리고 그러한 인국 엄마를 만취가 된 유 민호는 탐을 내고 있는 것이다.


유 민호의 웃음 소리를 차 안에 남겨 놓고 석란 모녀는 홀가분히 사라졌다. 인국이가 또 엄마의 손목을 흔들면서 물어왔을 때 경숙(京淑)은 인국의 손을 놓고 보이들 뒤로 걸어 들어가는데 황교장이 조용이 막았다. 은 좋은 콘트라스트를 형성하고 있는 것이다. 은 수상 경기에 참여할 때와 수영, 수구, 다이빙, 서핑, 수상 스키와 같은 활동, 선탠과 같은 일광욕을 할 때 입도록 만들어진 의상이다. 데리고 떠난 아내와 열 살 먹은 사내아이는 일선을 지날 때 유탄에 맞아 쓰러졌다. 그런 위에 어머님 소유의 땅 가운데 하나는 평양부 발전에 따라서 가까운 장래에 적지 않은 금액의 것이 다시 회복하시리란 마음이 있었더니만치, 내 가 내 처자만 데리고 서울로 간다는 것을 싫어하셨다. 이제 어머님도 말씀하셨지만 남자란 모두 가 다 그런가요… 전달에 탄 월급 삼십오 원 중에 오 원은 플라톤 전집 값으로 동경 책사에 부치고 십 원은 학생들에게 갈라 주고, 팔 원은 주인 노파에게 밥값으로 주고, 이제 그 돈지갑에 남은 것이 오 원 지표 한 장과 은전이 좀 있을 뿐이라. 서너대 얻어 맞고 한 대 응수한 것이 원체 취한 몸이라, 쓰러지면서 코를 다친 모양이요. 정말로 혼자서는 돌아가기가 힘든 유 민호의 취한 몸뚱이었다. 이것 저것 합쳐진 오늘 저녁의 울분이 유 민호의 술 취한 감정을 야만인처럼 자극을 했다. 취기에 붉을대로 붉어진 유 민호의 얼굴이었으나 신사는 술 한 방울 입에 대지 않은 모양이었다. 아늑하 지도 쓸쓸하지도 않은 다방 안 풍경이었다. 젖이 푹 불거지고 얼굴에 여드름까지 터져도 그래도 안 보내지요. 만일, 이대로 사나이가 내버려두고, 저 혼자 자릿속에 누워 버린다면, 자기는 이대로 혼자, 요렇게 청승맞게 댕그러니 앉아서, 동녘이 훤히 트이고, 창문에 해가 들도록 눈 깜박 안 하고 세워도 그만이다----이렇게 속으로 생각하고 있는데, 그러나 사나이란 역시 다정하였다. 아이놈의 하는 짓도 좀되고 불쾌한데, 아침들이 이러고 누워 있는 자기 모양도 어지간히 싱겁게 보여지는 것이다. 『남은 앓아서 누워 있는데 오빠는 뭐예요? 도무지 아무 주의도 주장도 없이 바람 부는 대로 사람의 눈치 보아 가며 비위만 맞추려 드는 그러한 상태에게도 이러한 엄숙한 일면이 있는가하고 놀랐다. 그는 아직 난 대로 있다. 풀은 우거질 대로 우거지고 현관 기둥이며 창 기슭이며 나뭇가지에는 거미가 겹겹으로 그물을 드리워서 마치 폐가인양 부지런히 줄을 쓸어버려도 왕거미는 씨가지지 않는다. 친정에로의 초졸한 이 길이, 곧 험난코 기구한 고생길인 줄을 알 바가 없이… 하기는 그 이튿날 하루를 지나서 곧 두칠이가 돌아왔으니 올래야 올 수도 없었을 것이다. 제호는, 그러나 그 일을 제 속 치부나 해두고 탓을 말쟀던 게 아니고, 초봉이가 몸이 완구해지거든 차차 타이르려니 기다리고 있던 참이다. 차차 낫살을 먹어 갈수록 형식의 얼굴이 더욱 정답게 가슴속에 떠 나오더라. 신경은 차차 예민해지고 안색은 창백해 갔다.


정주에게서 불태우던 상념의 불길이 그대로 고스란히 인국의 엄마로 옮아져 갔다. 부인의 안색이 홱 어두워지며 인국의 조그만 몸뚱어리를 오그라지도록 꼭 껴 안았다. 인국의 손목을 부여잡고 부인은 유 민호의 방으로 달려갔다. 유 민호의 얼굴이 갑자기 흐려지며 경계의 눈초리가 번쩍 빛났다. 인숙이의 동생, 올해 여섯 살 먹은 인국(仁國)이가 삽살 강아지모양 유 민호의 팔목에 매어 달렸다. 유 민호는 술을 마시며 인국 엄마가 들어오기를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었다. 평양 내기는 술을 들었다. 평양 내기가 나가면서 비꼬는 말이다. 일찍 어느 연회에 평양 성내 소위 일류 인사들과 일등 명기가 일제히 모였다. 그것이 소위 미운정인지도 몰랐다. 학교에서 늦어지는 지도 몰랐다.



가정용 미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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