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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n.news.naver.com/mnews/article/032/0003158942?sid=104
북대서양의 덴마크 자치령 페로제도가 내년까지 사냥 가능한 돌고래 개체 수를 연간 500마리로 제한한다. 페로제도에선 돌고래 사냥이 생업수단이지만 지난해 돌고래 잡이 연례행사 때 1400마리가 넘는 돌고래를 도살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비난 여론이 높아진 데 따른 조치로 해석된다.
페로제도 자치정부는 10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해양수산부 제안에 따라 올해와 내년 돌고래 포획 개체 수를 500마리로 제한하겠다고 밝혔다고 BBC 등이 전했다. 해양수산부는 지속가능한 어획량을 유지하기 위해 이 같은 조치를 시행한다고 설명했다.
주요 외신들은 지난해 9월 행사 당시 1423마리 도살로 제기된 국제적인 비난 여론을 의식한 조치로 봤다. 해양환경보호단체 시셰퍼드 등에 따르면 지난해 행사 당시 도살 규모는 역대 최고로 이전 최고 기록인 1940년 1200마리를 훌쩍 뛰어넘었다. 행사 주최 측도 애초 돌고래 떼를 탐지했을 때는 200마리 정도로 짐작해 행사를 진행했다며 실수를 인정했다. 이례적인 대규모 도살에 비난 여론은 거세졌고, 당시 실시된 긴급 여론조사에서 덴마크인들의 50% 이상이 돌고래 사냥을 중단해야 한다고 답했다.
페로제도는 지난 2월 돌고래를 대량 도살하는 연례행사인 ‘그라인다드랍(grindadrap)’을 폐지해달라는 청원에 약 130만명이 서명한 이후부터 돌고래 사냥을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매년 여름 열리는 그라인다드랍이 시작되면 사냥꾼들은 모터보트로 반원형 대형을 짜 돌고래들을 물이 얕은 곳까지 몰아넣고, 해안가에서 갈고리·칼·작살을 들고 기다리던 주민들은 돌고래를 찔러 죽인다. 이 행사로 연평균 약 700마리의 돌고래가 죽는다.
그라인다드랍은 1000년 전 외딴 섬 페로제도에 자리를 잡은 주민들에게 유일한 단백질 섭취원이었던 돌고래를 주민들이 함께 사냥하던 행태가 이어진 것이다. 과거와 달리 식품 보급도 수월해지고 먹거리도 풍부해졌지만, 돌고래 사냥이 생업 수단인 데다가 돌고래 고기를 주민들이 함께 나눠 먹으며 공동체 의식을 높일 수 있다는 이유로 유지되고 있다.
찬성하는 쪽에서는 도살 방법을 두고도 척수부터 자르는 특별한 창을 이용하면 돌고래가 1초 만에 죽는다며 가둬 키우다 죽이는 가축 도살에 비해 인도적이라고 주장한다. 반면 동물보호단체들은 돌고래들이 그렇게 빠른 죽음을 맞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고 반박한다. 사냥 규모가 커질수록 돌고래들이 뭍으로 올라와 죽임을 당할 때까지 고통스럽게 숨을 유지해야 하는 시간이 길어지기 때문이다.